제목: [제작일지] 봄을 담은 텀블러 홀더: 루네빌 자수로 일상에 '꽃'을 피우다
교회 카페에서 봉사하시는 권사님께서, 사람들이 사용한 종이 홀더들 중 깨끗한 것만 모아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본인 살림도 아닌데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종이 홀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그 종이 홀더를 도안 삼아, 따스한 봄 기운을 담은 '오트 쿠튀르 텀블러 홀더 케이스'를 제작해 보았습니다. 청계천 산책길에서 만난 물결과 꽃들의 생명력을 루네빌 자수(Luneville)와 아리워크(Aari work)로 표현한 과정을 공유합니다.

제목 1. 영감과 콘셉트: 청계천에 찾아온 봄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쯤, 집 근처 청계천을 산책했습니다. 굽이쳐 흐르는 맑은 물줄기와 그 곁에 수줍게 핀 꽃들, 그리고 그 봄을 즐기는 사람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이번 디자인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 영감 요소: 청계천의 흐르는 물결과 강가에 핀 야생화
- 목표 감성: "봄이 왔음을 알리는 따뜻하고 화려한 색채"
제목 2. 상세 스팩 및 제작 재료 설명
계속 사용할 일상 소품인 만큼 내구성과 화려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재료 선택에 공을 들였습니다.
| 구분 | 상세 내용 |
| 도안 사이즈 | 투썸플레이스 종이 컵 홀더 (Large 사이즈 기준) |
| 사용 원단 | 화이트 오간자 (자수 베이스), 안감, 실크 심지 |
| 바늘 | 루네빌 80호, 아리워크 바늘, 비즈 바늘 |
| 자수 실 | 프랑스 Sajou(사주) 면사 블랙, 메탈사 블랙 |
| 비즈 | 조개 모양 비즈, 시드비즈(블루/투명/핑크 계열), 스톤비즈(물색/화이트/그린/핑크 계열) |

나의 안목: 비즈의 색감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원단 자체가 도드라지기보다는 비즈를 촘촘히 채우기 좋은
화이트 오간자를 베이스로 선택했습니다. 물결의 유려함을 표현하기 위해 빛 반사가 좋은 메탈사
를 포인트로 사용했습니다.
제목 3. 제작 과정
- 도안 전사: 종이 홀더의 곡선을 따라 오간자에 도안을 그리고 수틀에 고정합니다.
- 물결 표현: 물색 스톤비즈와 푸른 시드비즈를 활용해 강줄기의 흐름을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잡아줍니다.
- 디테일 채우기: 나머지 꽃과 풀밭의 질감은 루네빌 자수와 아리워크 기법을 혼용하여 입체감 있게 채워 나갑니다.
- 마무리: 수틀에서 분리하기 전, 뒷면에 실크 심지를 부착하여 비즈의 무게로 인해 원단이 우는 것을 방지합니다.

제목 4. [반성 노트] 실수를 통해 배웁니다
이번 작업은 디자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 도안의 한계: 수틀 위에서는 평면적으로 예뻐 보였던 꽃과 강물이 텀블러의 둥근 곡면에 감기니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입체적인 소품일수록 도안을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부피의 문제: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비즈를 과하게 사용했더니 텀블러가 다소 '뚱뚱하고 투박'해 보였습니다. 텀블러 홀더처럼 손에 쥐어야 하는 소품은 그립감을 고려해 비즈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마무리
비록 뚱뚱해진(?) 홀더가 되었지만, 청계천의 봄을 제 손안에 가둔 것 같아 커피 한 잔의 시간이 더욱 소중해졌습니다. 다음번에는 이번 실수를 거울삼아 '슬림하면서도 화려한' 데일리 홀더 도안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루네빌 자수는 이처럼 실패조차 아름다운 기록이 되는 예술입니다. 여러분도 버려지는 종이 홀더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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